오늘은 이 집에서 마지막 날이다._20250511
이사를 이번에는 원해서 가고 싶었다. 일단, 3열 주차의 스트레스로 인해서, 밤에 영화관에 가고 싶다거나 드라이브를 가고 싶어도 여간해서 갈 수 없었다. 다음날 또 일찍 나가는 분이 있어서 매일매일 차를 사용하는 데 너무 불편했었다.
두 번째는 너무나 소음이 심해서 건너 건넛집은 왜 이렇게 밤에 오면서 현관부터 담배 냄새가 자욱하고 욕설과 술 취한 목소리, 위층의 밤새 운동하는지 운동 기구 소리, 도저히 글을 쓸 수 없는 환경이었다. 시장이 가까워 먹거리를 사 먹기에는 편했지만, 나처럼 조용한 사람이 살기에는 적정하지 않았다.
물론, 경제적 결핍으로 인해 이사하는 이유도 있다. 멀쩡한 직장은 다니기 싫고, 글이나 쓰고 살겠다는 한량 같은 생각이 그나마 가지고 있는 보증금을 깨 먹고 있으니 이런 부분은 나 자신에 솔직히 부끄럽다.
그럼에도 나는 이 집을 이사하게 되어 다행이다. 원래는 일산으로 들어갈 생각을 했지만, 자꾸만 일이 실패하거나, 사업이 실패하면 일산으로 도망가는 것 같아서, 이제는 그만 돌아가려고 한다. 서울에 산지 만 23년이 되었다. 어쩌다 보니 도시남으로 살아보니, 도시가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서울 사람으로 아직은 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지금 집에서 가까운 도보 8분, 차로 1분 거리 달동네처럼 높은 곳, 그리고 옥탑 4층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사실, 너무나 설렌다. 내일 가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너무나 잘 풀릴 것 같다. 실제로 주위 지인들에게 내가 만약 이 집에서 성공하면 내가 집을 사면 그 집을 임대하고 나는 계속해서 이 집에서 살 거라고 호언장담했다.
절실함이 한가득이다. 자존감은 한 번 잃어버리면, 찾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지금의 내 상황처럼 말이다. 원래 푸른 초원에 그림 같은 집에서 살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거기보다 더 깊은 구멍으로 떨어져, 암울하고 암울한 동굴 세상에 살다가,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고 있다. 무조건 버티면서 늦더라도 “한 걸음 더”라고 소리치면서 악착같이 올라가고, 떨어질 것 같으면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다.
자존감 찾는 것보다 사는 것이 우선이다. 살아야겠다. 과거의 영광은 내려놓고, 이제는 앞만 보고 가고 싶은 초원을 미친 듯이 올라가고 싶다.
삶이 두렵거든, 나는 초원을 달리는 말이 되고 싶다. 그러니 나아가야 한다. 죽기도 싫다. 아프기도 싫다. 그저 웃으면서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싶다. 그래서 나아가야 한다. 두려워도 슬퍼도 아파도 무조건 나아가야 한다.
성공에 대한 열망은 그 누구보다 간절하다. 그 간절함 때문에 13년 전에 그만둔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절대로 내 손에서 펜을 놓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절대로 키보드 두드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와 타협했다. 먹고 살기 위해 보험을 선택했고, 보험은 내가 생각하는 홍익인간에 포함되기에 더 늦기 전에 선택했다.
후회는 사치다. 나는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시 악바리 근성으로 웃으면서 나답게 나아가고 싶다. 그래서 기필코 저 초원 위에 신나게 힘차게 뛰어다니는 한 마리 말이 되려 한다.
이제 내일 아침 이사를 위해 자야 한다. 다들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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