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저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일 뿐이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항상 겸허하게 생각하고자 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너무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 가까이하면 결국 지나침에서 오는 아픔과 슬픔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또 너무 멀리하면 외로움과 쓸쓸함이 가까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리고 다만, 오는 사람에 한해서는 그저 오는 것이다. 받아들이고 맞이하고 기뻐하고 즐기는 것이다. 그들이 오는 것에 있어서 무엇이 막힐 이유가 있겠는가? 우리 삶에서는 언제나 가고 오는 자유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또한 가는 것에 대해 잡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내가 싫어 나를 떠난다면 굳이 애써서 잡을 필요가 있겠는가? 그저 그렇게 간다면 손 흔들며 배웅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저 속으로 잘 가라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마음속으로 안부 인사 정도만 전해주고 싶을 뿐이다.
우리 인생은 늘 자유로워야 한다. 그 어떤 것에 목매고 집착하고 허덕이는 순간 나를 잊어버리거나 나를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나는 한때는 끊임없이 잡으려고만 했었다. 그러다 보니 허공에 잡히지 않는 그물을 던졌고 잡히지 않는 마음에 늘 가슴 쓰린 추억만이 가득했었다. 돌이켜보니 그것이 참으로 헛된 것임을 진정으로 내가 잘못 살았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억지로 잡는다고 잡히는 것이 아님을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일이든 사랑이든 행운이든 복이든 인연이든 무엇이든 억지로 얽매이거나 옭아맨다고 해서 내 것이 되지 않음을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진정으로 나의 것이 될 것이라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면 될 것이다. 우직하게 지켜보는 것도 인내이고 믿음이며 신뢰이다. 억지로 자꾸만 허공에 손짓할 필요가 없다고, 기다림의 미학으로 느림의 미학으로 나의 때가 오기만을 묵묵히 기다리며 매일 정진하고 정진하는 내가 되어야 하고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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