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딱 망한 후에
망해도 정말 화려하게 망했네. 마지막 투자에서 모든 것을 잃고서 오히려 자존감을 회복했다. 결론은 나랑 투자는 안 맞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면 하는 변명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변명 겸 현실 인지 차원에서 인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배우고 익히고 고급 기술들은 다 쓰레기다.
고로 나는 이제 투자는 안 한다. 마지막 투자까지 날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도 결론이 나서 다행이다. 어쩌면 그토록 원했는지도 모른다. 끝까지 가보는 것, 망하더라도 끝까지 해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내 사랑이 그러하듯이 멋진 세월을 보냈다.
실수투성이인 사람이 실수를 너무 많이 해버려서 다소 현실 감각이 떨어지지만, 이제부터 진짜 무조건 버텨야 한다. 자존심 그 딴 거 개나 줘버려야 한다.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장부의 복수는 강산이 변한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니 납작 엎드려 때를 기다려야 한다.
일은 닥치는 대로 하자. 지금 아픈 거 안 아픈 거 따질 때가 내 실수는 내가 메꿔야지 누가 메꾸겠는가? 이제부터 노력은 버티기 신공 노력이다. 다 필요 없다. 살아남자.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이 역경과 고난을 헤쳐 나가자, 내 인생 마지막 역경이라고 생각하고 굳세게 버티자
울겠다는 한심한 생각은 버려라.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아마도 신께서 내게 시험과 함께 그 결과에 따른 벌을 주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금은 무조건 버티는 거다. 이제부터 포기하면 내 생이 다하는 것이기에 악착같이 버티며 살자.
살아내야 사랑도 하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지금은 그저 버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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