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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 일기

20260204 추억 기억 사랑

by 소우님 2026.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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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침을 깨우는 과정 중, 씻는 것이 가장 좋은 사람이 나이지 싶다.

씻는다는 건 하나의 경건한 요식행위이다.

내가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내겠다는 하루의 첫 단추이자 정신을 일깨우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머리를 감다가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를 떠올리며, ‘나의 가족에 대한 가장 애틋한 기억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어머니는 매 순간이 정이요. 사랑이었다. 딱히, 특별한 기억이 필요 없는 찰나의 1초, 1일, 1년,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들이 늘 새롭고 따스한 기억투성이었다.

아버지는 어렸을 적 내가 한 일곱여덟 살쯤 아직 학교를 가기 전에 아버지랑 골목길 어귀에서 집까지 달리기 시합했던 기억이 가장 선명하고 즐거운 기억이다. 어쩌면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며 내가 아버지의 사랑을 처음으로 인지한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애틋한 추억인 것 같다.

누나는 그냥 친구이자 놀리기 좋은 차가운 누나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렸을 적에 그 시절에는 지금의 편의점처럼 작은 슈퍼마켓이 있었다. 그 슈퍼마켓에서 누나를 꼬드겨 쌍쌍바를 사게 하고 착한 우리 누나는 그것을 나누는데 반반 나누면 좋겠지만 그날 따라 3분의 2가 쪼개진 것이다. 우리 착한 누나는 그 큰 것을 나에게 주지만 나는 그것을 홀랑 다 먹고서는 누나가 아껴 먹고 있는 작은 아이스크림을 또 달라고 누나를 괴롭힌다. 사실은 누나가 큰 것을 먹기를 바라고 누나에게 새 걸로 사준다는 마음을 숨긴 채로 누나를 골려먹는 재미에 빠져버린 나는 그 시절 못된 장난꾸러기였다. 항상 누나는 내가 먼저였고, 나는 그런 누나를 놀리기 일쑤였다. 누나는 겉은 차갑지만 가슴 따스한 사람이다. 아마도 성격은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

추억과 기억과 사랑이 공존하는 오늘 하루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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