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에 대하여_20250211
운에 대하여
문득, 운이 다가와도 그게 운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치, 눈 가리고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못 먹는 형국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력을 키우고자 죽도록 노력해 보지만, 결국 운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조금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어떻게 하면 운을 알아차릴까? 사람들에게 누구나 운이 다가온다. 그럼에도 그 운을 알아차리지 못해 가난 또는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참 바보스럽다. 너무나 기막히게 우연히 운을 잡았더라도 조바심에 또는 성급함, 의심 등으로 그것을 이내 내쳐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렇다 보니 지금의 내 상황이 된 것 같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가난했지만, 나름 자수성가한 부모님 덕분에 물심양면으로 지원받아 유복한 유년 및 청년, 중년 시절을 보냈다. 너무나 감사하다. 그럼에도 내가 운을 실기하여 나에게 남은 재산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것 참 나는 슬프기보다는 우스운 일이고 멜랑꼴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금만 더 빨리 이 사실을 알아차렸더라면, 지금의 모습이 아닌 좀 더 나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정말로 백 퍼센트 확신적인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이라도 이 사실을 알았으니 더는 놓치지 않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다시 어떻게 하면 운을 알아차릴까? 그것은 한 번 선택하면 우유부단하게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그것을 선택했을 때 순전히, 상식 밖의 운으로 생각했다면 그것은 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선택했을 때 온갖 분석과 노력을 통해 선택했다면 나는 그것이 십중팔구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절대로 그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인내력이 아닐까 싶다. 너무 성급함과 조급함으로 인해 그렇게 좋은 판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어가지 못했기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슬픈 한량 인생이 된 것 같다. 누가 봐도 노력했지만, 나는 왜 운이 없나? 생각하는 것보다, 나는 왜 끝까지 버티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지금이라도 어떤 것을 선택했으면 끝까지 붙들고 놓지 말아야 한다. 악바리처럼 근성 가득하게 버티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백 살의 시점에서 느껴서 너무 늦지 않나 싶지만, 그럼에도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그것이 내가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최선의 방식이다. 누구 말처럼 '포기는 쉽다. 그러나 인내의 열매는 더 달다.' 포기하지 않는 삶, 돌아보지 않는 삶, 계속 나아가는 삶. 이것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절대적 진리인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