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 일기

사람의 인연

Mr. Sowoo 2025. 8. 5.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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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연, 이야기

 

2025.08.05 / 소우일기

 

방금 꿈꾸었다. 새벽에 눈을 떴는데도 어찌나 생생하던지, 꿈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보통의 꿈은 잠에서 깬 직후 곧잘 잊히기 마련인데, 이번 꿈은 다르다. 마치 전생의 기억 같기도 하고, 젊은 날의 감정 같기도 하고, 지금의 내가 품고 있는 생각의 깊이 같기도 하다.

 

꿈속에서 나는 유흥의 자리마다 쫓기듯 다녔다.

내가 있는 곳마다 따라붙는 악연들.

사람들은 겉으론 웃으며 다가오지만, 이내 판단하고, 적당치 않다 싶으면 몰아세우고, 깎아내리고, 끝내 괴롭힌다.

그것을 아는 나는, 그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으려 애썼고, 어느새 그런 자리를 피하고 도망치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로 보이는 공간에서

그들과 엇갈리기 위해 조심스레 이동하던 중,

나는 한 어린 소녀를 만났다.

 

처음엔 우연처럼 다가온 만남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와 나눈 대화 속에서

삶에 대해, 친구에 대해, 진심에 대해 이야기했고,

자연스럽게 멘토와 멘티처럼 서로에게 무언가를 건네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도망치는 와중에도 이 아이에게만은 진심을 다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아이만큼은 세상의 냉혹함에 휘둘리지 않기를,

내가 겪은 상처와 좌절을 이 아이는 비켜 가기를 바랐다.

 

그러던 중 문득 알게 됐다.

그 아이의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내겐 그것이 너무도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해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그 아이는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꿈에서

쫓기던 나도, 도망치던 나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움직인 나도, 모두 였다.

하지만,

그 소녀는 곧 내가 지키고 싶었던 ‘무언가’였다.

 

내가 고통 속에서도 놓치지 않으려는 순수함,

삶에 대한 믿음,

그리고 끝내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

어쩌면 나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이렇게라도 확인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현실이 고되고, 괴롭고, 도망치고 싶을지라도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

그게 맞다고, 틀리지 않았다고

꿈은 내게 속삭였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가다 보면, 그 길이 곧 길이다.

포기만 하지 말자.

나는 오늘도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언젠가 터널 끝에서, 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믿는다.

 

정말 오랜만에 쓰는 소우일기.

하지만, 마음은 오래전부터 말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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